건강강좌36

콩국과 국수(음식 궁합)

 

    밀가루를 가지고 국수를 만들어 먹게 된 것은 중국 사람이었고 이탈리아인에게 전해져 세계적인 식품이 되었다고 한다. 국수는 밥이나 빵과는 아주 다른 느낌을 주는 식품으로 매끄럽게 입과 목을 넘어가는 특색을 가지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국수는 밥 다음 가는 식품의 위치를 차지해 왔다. 밀가루에 소금을 섞어 물로 반죽하여 길고 가늘게 성형한 것이 국수로 한자 표기는 면(麵)이다.  잔칫상에는 으레 국수가 오르며 국수를 먹어야 오래 사는 수를 할 수 있다고 믿어 온 것이다.

  

  반죽을 국수 분통에 넣고 누르면 가는 가닥이 실처럼 빠져 나오게 만든 장치가 국수틀이었다. 국수 분통은 밑에 구멍에 송송 뚫린 쇳조각이 있어서 국수가 빠져 나오게 만든 통이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으로는 칼국수가 많았다. 밀가루를 반죽하여 밀방망이 등으로 밀어, 칼로 가늘게 썬 것이다. 칼싹두기는 그래서 생긴 말이다.
이렇게 만든 국수는 삶아 국물에 말거나 혹은 비벼서 먹는다.

 

  '국수 못하는 놈이 피나무 안반만 나무란다.'는 말은 서투른 무당이 장구만 나무란다와 같은 표현으로 쓰였다. 어려운 것을 능히 할 수 있는 사람이 쉬운 것을 못할 리가 없다는 뜻으로 '국수 잘하는 솜씨가 수제비 못 하랴'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제물 국수는 사람은 국물을 국수 가닥과 함께 먹는 것이고, 건진 국수는 삶아 낸 국수를 따로 국물을 만들어 먹는 것이다. 여러 가지 양념에 삶은 국수를 비벼 먹는 것이 비빔국수이다.

  

  계절에 따라 애용되는 국수도 다르게 마련이었는데 여름철에는 콩국수가 별미였다. 입맛이 떨어지는 여름에 콩국에 칼국수를 곁들여 소금으로 간을 해서 먹는다. 해안지방에서는 우뭇가사리로 만든 묵을 국수모양으로 잘게 썰어 넣어 먹기도 하였다.

  

  콩국은 흰 콩을 씻어 5~6시간 정도 물에 담갔다가 건져 잠깐 삶아서 맷돌로 곱게 갈아 고운 체로 걸러서 비지를 제거한 국물이다. 때로는 맷돌로 갈 때 볶은 깨를 넣어 고소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콩국을 만들 때 콩을 물에 불리는 시간과 물의 온도와 삶는 시간은 콩국의 맛, 냄새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날콩에는 비린내가 있는 데다 소화를 방해하는 트립신 저해인자를 가지고 있어서 그대로는 먹을 수가 없다. 비린내와 소화 방해인자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쓰인 것이 가열하는 것이었다.

  

  콩은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 말할 정도로 단백질(40%)과 지방(18%)이 풍부한 식품이다. 콩의 단백질은 농작물에서 최고이며, 구성 아미노산의 종류도 다양하다.

  

  콩 중의 지방은 약 50%가 리놀산이고 리놀레인산이 6%나 들어 있다. 이러한 불포화지방산은 동물성 지방의 과잉 섭취에서 오는 콜레스테롤을 씻어 내는 역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콩기름 중에는 비타민 E가 10.4mg이나 들어 있어 미용과 노화 방지의 효과도 있다. 심장병, 동맥 경화, 고혈압 등을 일으키지 않는 식품으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콩을 많이 이용하기에 이르렀다.

  

  콩에는 거품성분인 사포닌이 들어 있는데 이 물질은 물과 기름에 잘 녹는다. 인체 내에서 과산화지질의 생성을 억제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콩은 뇌의 활동을 돕고 신경을 안정시키며 피를 맑게 하는 식품으로 알려져 왔다.

  

  사람의 뇌에는 약 30%의 레시틴이 존재하는데 콩에는 이 레시틴이 풍부하다. 이 레시틴은 혈관에 부착된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며 지방대사를 촉진하고 특히 간장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억제하므로 공부하는 학생이나 정신 노동자에게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건뇌식품(健腦食品)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식품은 종류에 따라 성분과 특성이 다 다르므로 그 장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배합해서 먹을 필요가 있다. 밀가루가 주원료인 삶은 국수 100g에는 수분이 70%이며 칼로리는 114kcal에 불과하다.
  그래서 우리 나라에선 국수 한 그릇 먹고 앞마당 쓸고 나니 배가 꺼졌다는 말을 해 왔다. 수분을 빼면 전분이 대부분이고, 3g 정도의 단백질과 지방은 0.9g이 들어 있을 뿐이다. 3대 영양소 중 위에 가장 오래 머무는 것이 지방이고 다음이 단백질이다. 전분을 비롯한 당질이 머무는 시간이 제일 짧다.

  

  또 밀가루 중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필수아미노산을 보면 리신, 메티오닌, 트레오닌, 트립토판 등의 함량이 매우 적다. 그런데 콩에는 이들 필수아미노산이 3~5배나 더 들어 있다. 다른 종류의 단백질을 섞어 먹으면 일반 산수와는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1+1이 2가 되는 것이 아니고 3이나 4가 되기도 하므로 영양학에선 아미노산의 상승효과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또 콩에는 밀에 매우 적은 비타민 B1, B2 등 B군이 특히 많고 A와 D도 들어 있다. 땀을 많이 흘리고 식욕이 떨어지는 여름철에 콩국은 힘을 내게 하는 별식이었다.  시원한 콩국에 건진 국수를 말아 먹는 콩국수는 그 짝이 잘 맞는 우리의 고유 식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