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강좌13

머리를 안쓰면 치매 빨리온다

 

   

  건강을 위해서는 운동이 필수적이다. 이 진리는 정신 건강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두뇌도 매일 한 시간 이상 운동시켜야 치매 발생을 예방하거나 줄일 수 있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의 약 10%, 85세 이상 노인의 약 반수가 알츠하이머(노인성 치매)에 걸리는 것으로 서구에서는 통계가 나와 있다.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수명도 21세기 중반에는 80세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노인성 치매 환자가 폴발적으로 증가하리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1970년대 초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여배우인 <리타 훼이워드>가 이 병에 걸려 3년 동안 침대에서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비참하게 살다가 사망하였으며 최근에는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이 병에 결려 전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다.

   

  우리가 일생 동안 살면서 인생의 성숙기와 황혼녘에 이 병에 걸릴 가능성은 없는가 하는 문제는 실로 심각하지 않을 수 없다. 치료와 예방 대책은 과연 있는 것인가? 현재 많은 학자들이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다음 세기에는 어느 정도 치료와 예방 대책이 가능하리라 생각되지만 아직은 많은 의문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 이루어진 여러 연구에서 <교육 수준>이 알츠하이머 치매 발생과 어느 정도 관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의과대학 연구진은 학력이 낮은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알츠하이머 병에 더 많이 이환되고 있음을 발표했다.이들 연구진들이 22세 이상 성인 7천5백 명을 대상으로 치매증상 유무를 조사한 결과 470명의 치매 환자를 발견하고 그들 중 학력이 낮을수록 알츠하이머 치매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1993년 1월에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애고 대학의 로버트 카츠만 박사는 중국 상해에서 554명의 노인성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교육 정도가 치매 발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카츠만 박사는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치매 발생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보고하면서 중학교 이상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 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던 사람에 비해 노인성 치매 발생이 4-5년 지연될 수 있다는 주장을 하였다.

 

  카츠만 박사는 치매가 나타나려면 어느 정도의 뇌 신경세포의 파괴가 있어야 되는데 교육이 뇌 신경세포를 발달시켜 뇌의 지적 능력을 증가시켜 놓았기 때문에 치매 증상이 잘 안 나타나며 나타날 때까지 더 많은 시간이 소요 된다고 이야기하였다.

   

  그러나 다른 연구에서는 교육 정도가 치매 발생에는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고 치매 증세의 발현에 영향을 일부 미칠 수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높은 교육 수준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서 낮은 교육 수준을 가진 사람들은 의료 수혜에 접근할 기회가 적고 영양이나 수입도 상대적으로 적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여러 가지 만성병에 걸릴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그 결과로 노인성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도 하고 있다. 많은 학자들은 교육 정도가 높을수록 치매 증세가 정하게 나타나며,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인지 기능의 장애가 더 심하게 나타난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치매 증세가 감추어져서 잘 안 나타난다.

 

    인간의 뇌 신경세포는 지적인 자극이 가해지면 신경전도가 일어나는 신경가지가 두터워지고 회로는 넓어진다. 따라서 신경흥분이 가해졌을 때 두터워지고 넓어진 회로는 막힘 없이 원활하게 신경흥분을 전도할 수 있다. 교육을 받을수록 뇌의 지적 용적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치매 증세가 늦게 나타나거나 경하게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경 독작용을 가진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조각에 의해 일부의 신경세포가 망가져서 기능이 상실될 때 기능이 남아 있는 신경세포에 적절한 자극이 계속 가해지면 그 신경기능의 일부는 살아 있게 될 뿐만 아니라 교육에 의해 남아 있던 뇌 기능이 더 크기 때문에 치매 증세의 일부는 완화되거나 증세의 악화는 어느 정도 지연시킬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육체적 정신적으로 자극 없이 조용히 지내는 것은 좋지 않다. 특히 주위로부터의 격리, 움직이지 않고 대접 받으려는 자세가 뇌 신경세포의 원활한 활동을 방해하기 때문에 치매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 더욱 적극적으로 사회에 봉사하고 폭넓은 인간 관계를 유지하면서 하루 1시간 이상 독서, 사색과 같은 지적 활동을 증가시키거나 두뇌를 비교적 많이 사용하는 바둑, 장기를 두거나 전자 오락과 같은 게임을 하는 것이 좋다.

  젊을 때와 달리 자주 잊어 버린다 하더라도 반복해서 기억을 하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신체를 매일 운동시키는 것처럼 두뇌도 매일 1시간 이상 운동시키는 것이 치매 발생이나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다.

서 유 현 (서울대 의대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