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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후 할 일#

  

  |12| 산행 후에는 등산장비를 손질하고 갈무리해야 다음 산행에서 장비가 본래 기능을 다해 안전하게 산행을 할 수 있다.  산행 후에 배낭을 완전히 뒤집는 습관을 기르면 좋다. 배낭에 넣어갔던 장비를 모두 꺼내라는 말인데, 그래야 장비들의 상태를 점검할 수 있고 배낭자체도 깨끗한 상태로 유지하게 된다. 다음 산행 때 필요 없는 장비를 가져가는 일도 없어지게 된다. 상한 비상식량을 몇 달째 그대로 메고 다니거나 철지난 여벌옷을 사시사철 거머쥐고 다니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배낭의 점검에서 주의깊게 살펴야 할 것은 멜빵끈의 박음질 상태다. 산행중에 끈이 떨어지면 낭패이므로 조그만 이상이 발견되더라도 구둣방에서 수선해야 한다. 흙 등으로 더러워진 부분은 마른 다음 솔로 털고, 그래도 닦이지 않으면 물을 묻혀 솔질을 한다.  등산화는 빨수록 방수 성능이 나빠진다. 가죽으로 만든 등산화뿐만 아니라 천으로 만든 것도 마찬가지다. 산행 후에 창과 고무 부분은 물걸레나 솔로 닦고 가죽은 마른걸레나 솔로 문지른다. 깔창은 자주 빨고 어느 정도 지나면 새 것으로 바꾼다.

    

  비에 등산화가 흠뻑 젖었을 때는 뒷손질을 잘해야 하는데, 일단 젖었으므로 이때가 빨 기회이기도 하다. 젖은 등산화는 그늘에서 말려야 창이 휘지 않는다. 손질이 끝난 등산화는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보관한다.   장비를 정리하기 위해서 방 한쪽 벽에 장비걸이를 만들면 좋다. 등산장비점에서 장비를 진열하는 데 쓰는 것 같은 장비걸이라면 아주 좋다. 걸이마다 장비의 이름을 붙여두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등산장비의 소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장비걸이를 만들 여건이 안되면 조그만 장비함을 마련해도 된다. 이것도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손질이 끝난 배낭에 방풍비옷, 머리전등, 물통 등의 필수장비를 넣은 채로 보관한다.

  

  산행중에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장비가 있다면 수리해야한다. 더 필요하다고 느꼈다면 그것을 산다. 아무리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이라도 자신에게 알맞는 장비를 하나씩 늘려 가는 일은 등산인만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기도 하다.  장비 손질과 함께 산행 후에 꼭 해야 할 일은 기록을 남기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 등산인들은 이에 대해서 너무 인색한 것 같다. 그 산을 이미 다녀 왔어!" 하고 자랑삼아 말하면서도 기록으로 남긴 것은 없기 때문에 다음에 정보로써 활용하지 못한다.   기록을 남기는게 산행의 감흥을 오래 기억하는 방법이고 그 산을 다시 찾을 때는 큰 도움이 됨을 기억하기 바란다. 산행기를 써서 등산잡지의 독자 투고란에 기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산행은 사람마다 다른 느낌을 주는 독특한 체험이자 훌륭한 글감이므로 느낀 그대로 쓰는 습관을 기르도록 한다.

   

  산행수필을 쓰는게 어려운 사람은 일정한 양식의 산행보고서를 작성하면 된다. 보고서에 포함해야 할 내용은 날짜, 날씨, 산이름 및 코스, 등산로의 상태, 함께 간 사람, 구간별 산행시간, 교통편, 특이한 동식물이나 경관, 물을 구할 수 있는 곳, 그밖에 기록으로 남길 만한 일 등이다. 산행때 찍은 사진과 자료들을 함께 보관하면 더욱 좋다. 이런 일을 오래 하면 여러 산에 대한 정보가 쌓이게 되고 글쓰는 데도 자연스레 자신이 생긴다.   주제가 있는 산행을 한 후에는 할 일이 더욱 많다. 장비를 정리하고 일반적인 산행보고서를 작성하는 것 외에도 주제와 관련한 많은 일을 해야 한다. 꽃산행을 다녀온 사람을 예로 든다면 산에서 보았던 식물들을 식물도감을 뒤져서 다시 한번 익혀야 하고 식물을 보았던 장소와 이름들을 기록해 둬야 한다. 또 단풍촬영 산행을 다녀온 이들은 필름을 현상하고 사진에 장소와 날짜를 바르게 기록해야 한다.    

                                 현진오(대학산악연맹 이사)